제프 브리지스에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안겨 주었다는 " 크레이지 하트 ( Crazy Heart ) " 는 한물간 미국 컨트리송 가수의 모습을 관조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다소 지루하고, 전형적인 스토리를 제프 브리지스 혼자 고군분투하며 이끌어 가는데, 어느 정도 인생을 보낸 사람들이 가끔 찾아볼 만 하다. 일단 무난하게 영화를 완성했다고 본다. 

http://www.imdb.com/title/tt1263670/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탄 여파 덕분인지 700만 달러 가량을 투자에 3천만 달라 가량의 수익을 올렸단다. 개인적으로 영화의 재미를 볼 때는 딱 본전치기를 했지 않을까 싶었는데, 잔잔한 맛이 좀 통했는가 보다. 


크레이지 하트
감독 스콧 쿠퍼 (2009 / 미국)
출연 제프 브리지스,매기 질렌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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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스토리에서 궁금했던 건 영화 중반 주인공이 고속도로를 졸면서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 부분이다. 57 살 퇴물 가수의 평범한 일상에 막 변화가 시작되려는 찰라 이 느닷없는 사고는 뭔가 암시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다리에 기브스를 한 채 얼마간 생활하게 된다.

사고가 나지 않았어도 이미 술에 쩔어 스스로의 인생을 다스리지 못하는 주인공에게 굳이 차사고까지 곁들일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에 이게 뭔가를 위한 설정이 아닐까 싶은 느낌이 들었다. 

결과적으로는 잘 모르겠다이지만, 주인공이 얼마나 삶을 대충 살아가고 있는가를 표현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 새로 생긴 여자친구의 아들을 잃어버릴 때 애타가 찾으며 불쌍해 보일 때 더 동정이 가도록 하는 설정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늙은이가 다리를 절며 4살짜리 꼬마를 찾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된다. 또한,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났을 때부터 더 이상 다리를 절지 않는다. 즉 전체 스토리에 대한 작은 반영일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재밌는 건 콜린 파웰이라는 배우였다. 엔딩 크레딧에서조차 단독 이름이 아닌 캐스트 중 하나로 나오는데, 언제부터 콜린 파웰이 이렇게 추락(?)했는지 모르겠다. 영국 출신에 한때 얼굴로 영화계를 주름잡을 듯 했던 콜린 파웰이라는 배우를 " 킬러들의 도시 " 라는 영화에서 새롭게 보게 됐는데, 이 영화도 같은 맥락에서 출연한 게 아닐까 싶었지만, 등장이나 크레딧을 보면 그게 아닌 듯 싶다.

영국 출신 배우여서 별로 흥행적이지 않았던 " 킬러들의 도시 " 에 출연한 건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이건 왠 컨트리 가수 이야기에 나오니 뭔가 아귀가 맞지 않아 보인다. 연기변화를 시도한 것이라면 좀 더 비중이 있었어야 된다고 보여지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고.. ( 노래는 잘 부르더라..^^;; ) 

그래도 콜린 파웰이 얼굴로만 먹고 사는 배우가 되지 않으려는 노력은 있는 듯 보여 괜찮았다.



길 위에 살면서 미친 심장이 뛰는대로 행동하다가 말년에 정신차려 그 모든 인생을 있는 그대로 관조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제법 여운이 있다. 마지막 엔딩씬은 그 모습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넓고 광활하고 눈부시게 선명한 자연을 한 화면에 잡고, 자신이 살아온 컨트리 가수의 공연장 뒷켠에서 늦게 만난 연인과 조용히 담소를 나누며 영화를 마무리하는 게 깔끔하다. 

덧붙이기 : 제프 브리지스가 연기를 잘 하는지는 거의 못 느꼈는데, 아카데미 후보에 꽤 올랐던 모양이다. 이번이 첫 수상이라고 하는데, 여전히 연기의 임펙트나 무시무시함같은 건 잘 모르겠다. 담백한 얼굴이나 먼지가 잔뜩 묻어날 듯한 목소리, 그리고 마초같은 스타일에서 진득한 세월의 흔적이 오롯이 새겨져 있는 게 허투루 연기생활을 한 사람이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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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강정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부와 마을 주민 간에 대립을 여러 독립영화 감독들이 자유로운 형식에 따라 제작한 다큐멘타리입니다. 

제주도를 가 본 적은 없지만, 이번 다큐를 통해 돌고래가 해안가에서 뛰노는 모습, 용천수, 산호초 (?) 등 진기하고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Jam_Docu_강정_01

출처 : DAUM 영화





재미를 넘어선 다큐멘타리의 의미


실험적으로 시도된 다큐멘타리라 불친절하고, 100 간의 짧은 기간 동안 기획, 촬영, 편집 등등의 모든 작업을 진행했기에 기존 다큐멘타리에 비해 서투른 느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서투름 안에 기존의 영화나 다큐에서 느끼지 못하는 날 것 그대로의 생생함이 고스란히 들어있었습니다. 영화는 어찌됐건 허구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고, 다큐멘타리에는 편집에 따른 의도가 들어가 있기에 사실상 완전한 리얼리티가 존재할 수 없지만, 사람의 메시지를 숨겨두기에는 너무 짧은 제작기간과 찍어야 할 가치를 남기기에 급급해 관객들에게 있는 그대로 노출되었습니다. 

다양한 참여자들의 카메라의 시선이기에 혼란스럽지만, 찍혀진 풍경, 자연, 사람들 그리고 사건들을 쫓다보니 마음 속에 투영되는 뭔가가 느껴졌습니다. 


출처 : DAUM 영화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현재 강정마을에서는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시는 분들과 찬성하시는 분들이 서로 대화조차 나누지 않으시는 피폐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찬성하시는 분들의 구체적인 근거는 알 수 없지만, 찬성하시는 분들은 정말 우리나라에서 자연이 잘 보존되었고, 사람들에게 살고 싶은 고향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게 해 주는 강정 마을을 있는 그대로 지키시려는 노력이 눈물겹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강정 마을 분들 외에도 많은 분들이 여러 해 동안 천혜의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지키고 가꿔 오셨고, 그분들 역시 나라의 자연 유산으로 엄청난 애정을 갖고 계셨습니다. ( 유네스코에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까지 되셨으니 스스로 얼마나 뿌듯해 하셨을지요. )
 

출처 : DAUM 영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는 스스로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는 공감합니다. 적당한 규모의 물리력도 필요하고, 전략적 사고, 국제공조도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우리 스스로 이 나라를 정말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봅니다. 좋은 군사시설, 막강한 동맹국이 있다한들 국민 스스로 애써 지켜나갈 마음이 없는 국가가 과연 위기를 헤쳐나갈지 의문입니다. 

어느 날 마음의 터전으로 삼던 마을을 파헤쳐 놓고, 함께 살아가던 이웃이 등을 돌리도록 만드는 정부 밑에서 이곳이 우리가 살고싶은 나라라고 생각하실 분이 몇이나 계실른지요?

도대체 무엇을 위한 안보인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군관계자분들은 지키고 싶은 것은 국민의 마음과 살아갈 터전이 아닌 군사기지인 듯 보입니다.

출처 : DAUM 영화



Jam Docu 강정
감독 홍형숙,김태일,권효,양동규,최하동하,경순,최진성,정윤석 (2011 / 한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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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인 해결을 기대해 보며 - 강정 마을에 평화를 허하라

" Jam Docu 강정 " 을 보고 난 후 머리가 지끈거렸습니다.
옳고 그름의 판단이 어려운 게 아니라 너무 꼬여버린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ㅡㅡ;;

출처 : DAUM 영화



- 정부 관계자분들! 이제는 일을 좀 제대로 해주셔도 되잖습니까.. 

한국에 군사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큰 이익을 위해 자연과 국민들을 우롱하던 졸속 햊정 ( 곱게 표현한 말일 뿐입니다. ㅡㅡ;; ) 을 뻔한 패턴이 강정에서도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법적으로 피해갈 틈만 보이면 여지없이 벌리고 들어와, 당사자들이 힘을 집중할 수 없도록 분열시킨 후, 위기의식과 공포를 과대포장하거나 왜곡시켜 스스로 합리화시키는 주먹구구식의 관리주의적 사고방식은 바뀌지 않은 모양입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다소 감정적인 화면들이라 합리적인 근거로는 좀 부족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짚어볼 것도 많고, 마무리할 것도 많아 보입니다만, 살펴보니 이런 부분이 있더군요.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Story.do?movieId=65598&t__nil_story=tabName
 

출처 : DAUM 영화


위에서 보듯이 강정 마을 주민들은 님비현상 ( Not In My Backyard ) 처럼 무작정 고집을 부린 것이 아니라 제주도 지역에서 민주적이고 투명한 입지절차를 진행한다면 결정에 따르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ㅡㅡ;;

http://bbs4.agora.media.daum.net/gaia/do/agora/participant/read?articleId=71399&bbsId=C001&issueArticleId=167&issueBbsId=I001 

( 워낙 관련 내용이 많아 위 링크로 대표합니다. 관심이 생기시면 검색해 보시기를 권장드립니다. 읽을수록 생각이 굳어지지만 제 상식수준을 넘어서는 고난이도의 내용도 나와 직접 읽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살펴보면 미국 군사전략에 들러리 서는 느낌도 있고, 괜히 군사지역이 확대되는 느낌도 있습니다만 문외한인지라 언급하지 못했습니다. ^^;; )

당장 몇년 뒤에 전쟁이 날 것이라는 정확한 정보가 없는 한, 이런 국가적인 사업을 국민들과 함께 진행하시려면 제발 많은 분들이 납득할 만한 자료와 방법으로 진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출처 : DAUM 영화



- 외부인이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강정 마을 문제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가 되든 마을 주민들 사이의 앙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남남끼리 싸워도 화해가 쉽지 않은 판에 같이 살아오던 사람끼리 심각한 불화가 생겼으니 오죽 하겠습니까. ㅡㅡ;;

찬성하셨던 반대하셨던 강정 마을 주민들은 더 오랫동안 한 마을에서 살아가실 것입니다. 아픈 기억이 서로를 괴롭힐 수도 있겠지만, 애초 원인이 강정 마을 내부에서 아니란 것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너무 많은 힘을 가졌지만 책임감이 부족한 어떤 세력에 의해 잠시 굉폭한 바람이 불었을 뿐입니다. 양 쪽 분들 다 인식하셨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 

그렇기에 주변에서 너무 간섭하는 자세는 금물이라고 봅니다. 강정 마을이 너무 좋아 이번 기회에 그곳에 삶의 터전을 꾸리시겠다는 분이야 상관없겠지만, ^^;; 대부분은 그렇지 못할 것입니다.

가끔 옳은 일을 하시면서도 지나친 개입으로 인해 생채기를 남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행동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정부에게 요구하듯 우리 스스로도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감정적으로 나섰다가 비위에 안 맞는다고 돌아서서도 안되고, 옳은 주장이기에 주변 사람들이 처해야 할 상황을 무시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다큐멘터리에서도 나오지만, 제작하신 분 중에 한분은 강정 마을 분들에게 힘을 보태주고 싶고, 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강정마을 사람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어서 다큐멘타리를 만드셨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다소 맥빠지는 메시지일 수 있겠지만, 사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중요한 문제를 모두 앞에 갖다 놓고 스스로 생각하게 한 후, 공감을 이끌어내는 태도가 바로 민주적인 자세이고, 소수의 열정에 찬 외침보다 다수의 합리적인 관심과 실천이 그분들에게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덧붙이기 : " 국익 " 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필요한 단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그 뜻을 좀 제대로 고민해보고 행동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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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기사와 공주의 사랑을 그린 판타지 영화로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자랑한다. 1985 년에 만들어졌으니 벌써 20 년을 훌쩍 넘겼음에도 다시 보는 재미가 아직 남아있다. 액션 장면이나 특수효과는 거의 볼 게 없지만..

아주 오래 전에 보고 이번에 EBS 를 통해 다시 보게 됐는데, 예전과는 사뭇 다른 맛이 있었다. 예전 기억으로는 예쁜 공주가 나오는 사랑 얘기를 다룬 흥행용 영화였는데, 지금 보니 재밌는 설정, 보기보다 많이 담긴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간단한 설정과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

기독교가 유럽을 휩쓸었지만 아직 전통신앙과 마법이 공종하는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생쥐라는 별명을 가진 한 도둑소년이 주인공이다. 아퀼라라는 곳에서 탈출한 소년은 도망치던 중 늠름한 검은 말을 타고 검은 옷을 입은 멋진 기사에게 도움을 받게 되어 길안내를 맡게 된다. 이 기사는 어떤 사연을 가진 것 같은데, 워낙 무뚝뚝해서 좀체로 그 속내를 알 수 없다. 특이한 건 사냥을 할 것도 아니면서 항상 매를 데리고 다닌다는 것이다.

둘의 여행이 계속되면서 기사와 매 사이의 비밀이 하나둘 밝혀지기 시작한다. 기사는 해가 사라지면 덩치 큰 검은 늑대가 되어 인간의 의식을 잃게 되고, 매는 해가 사라지면 본래의 모습인 아름다운 공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 둘은 항상 같이 다니지만 결코 만날 수 없는 사이인 것이다. ( 사실 공주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지역의 유지 정도는 됐다. )

둘은 원래 아퀼라라는 지역의 공주와 근위대장이었는데, 이 지역의 추기경이 공주를 사모하여 갖고 싶었으나, 이미 공주는 근위대장과 사랑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공주의 사랑을 얻을 수 없고, 둘이 함께 도망치려는 것을 알게 된 추기경은 어둠의 힘을 빌어 도망가던 그들에게 끔찍한 마법을 걸었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기사는 추기경에게 명예를 위해 복수하려고 돌아오면서 주인공인 가스통(도둑소년)을 만났던 것이다. 여러 기이한 사건을 통해 이런 전말을 알게 된 소년은 옛날에 이 둘의 비밀을 누설한 주정뱅이 신부와 만나게 되고, 그로부터 저주를 풀 방법을 듣게 된다. 방법은 밤도 아니고 낮도 아닌 일식현상이 벌어지고 있을 때, 추기경 앞에서 남자와 여자가 나란히 인간의 모습으로 마주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기사는 이 신부를 믿지 않아 저주를 푸는 대신 복수를 하려하고, 신부와 주인공, 그리고 공주는 저주를 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

예전에는 미쳐 눈치채지 못했는데, 다시 보니 마치 르네상스처럼 기독교적인 세계관에서 벗어나 인간, 자연, 원시신앙으로의 회귀를 낭만적으로 그려내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보였다. 기독교의 수장급인 추기경이 원시신앙의 마법을 빌려온다든지, 영화의 많은 장면이 자연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고 있다든지, 기사와 공주 사이의 열정적이면서도 애절한 사랑을 환상적으로 그려내는 모습을 통해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주인공이 도둑소년인 점도 중요하다. 이 소년이 험한 세상에서 이기적인 사고방식으로 생활하다 여정을 함께 하면서 어른들의 사랑을 엿보게 되고 성장하면서 결국 이타적인 모습을 갖추게 되는 것 역시 단순한 흥행용으로 제작된 판타지가 아니라는 걸 알려준다.

비록 오래되서 어설픈 티가 많이 나고, 특수효과가 형편없기는 해도 공주가 탑에서 떨어지는 위기의 찰라에 아침해가 뜨면서 매로 변신해 살 수 있었다든가 하는 스토리 장치들은 아주 기발했다. 이런 장면 설정이 잘된 것들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재미와 부담스럽지 않은 메시지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영화를 좋아하는 편인데, 간만에 잊혀졌던 좋은 영화를 떠올리게 돼 기쁘다. 한 10 년쯤 후에 CG 와 난해한 암시, 그리고 반전들이 판치는 영화들 속에서도 다시 한번 떠올렸으면 하는 바램에 기록해 둔다.


덧붙이기 : 젊은 시절 미셸 파이퍼는 정말 다시 봐도 예뻤다. 미모에 비해 명성이 좀 떨어지는 느낌인데,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다. 룻거 하우어는 네델란드 배우로 보인다. 원래 악당 추기경의 일등 부하로 제안을 받았는데 주인공급인 검은 기사역을 지원했단다. 추측으로는 공주인 매를 둘러싸고, 정의의 편인 검은 기사와 악당인 추기경 일당의 싸음에서 소년이 겪는 모험을 통해 커가는 성장영화로 기획되지 않았을까 싶다. 자세히 보면 도둑소년의 대사가 엄청 많고, 그 고민들과 행동의 변화를 보여주려는 데 주력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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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야구영화의 수작이다.
다소 감상적인 연출이나 편집이 아쉽긴 하지만 그밖에는 모두 높은 점수를 줄 만한 영화.


이 영화의 매력은 단연 패배자를 감싸안아주는 따뜻한 시선과 옛시절에 대한 향수라고 본다. 거기에 실존인물인 " 감사용 " 이라는 아주 좋은 소재와 적절한 유머가 맛을 더한다.

그밖에도 영화는 영화 바깥에서도 많은 미덕을 보여주는데, 우선 영화감독이 원년 OB 의 팬임에도 ( 영화에서는 감사용이 넘어야 할 거대산 산이었다. ) 당시 투수로써 보잘 것 없었던 감사용이란 분을 눈여겨 보다가 6년동안 찾아뵈면서 영화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얘기가 있다. 감사용 씨는 정성에 감동해 승락했다고 한다.

박철순_감사용_20110917_01

출처 : DAUM 영화



영화는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시작인 82년에 사회인야구 출신이셨던 " 감사용 " 이란 분이 전설적인(?) 구단인 " 삼미 슈퍼스타즈 " 에 입단해서 패전처리, 중간계투를 도맡아 하다가 당시 우리나라 최고의 투수였던 " 박철순 " 선수와 멋진 한판을 벌이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슈퍼스타감사용_20110917_02

출처 : DAUM 영화



원년부터 야구팬이었던 분들이라면 정말 " 삼미 슈퍼스타즈 " 는 엽기적으로 전설적인 구단일 것이다. 그 짧은 생명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분들에게 잊혀지지 않는다. 내 기억으로도 " 삼미 슈퍼스타즈 " 는 우리나라 야구사에 각종 황당한 기록은 다 가지고 있고, 지금에는 "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 클럽 " 이라는 재밌는 소설, " 장명부 " 라는 희대의 투수 전설, 그리고 " 슈퍼스타 감사용 " 이라는 훈훈한 영화를 남겼다.

슈퍼스타감사용_20110917_03

출처 : DAUM 영화



영화는 의외로 디테일이 많이 살아있다. 1982년 당시 모습들을 정말 꼼꼼하게 그려내고 있다. ( 어린 시절이라 내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 ) 공장, 하숙집, 가정집 할 것 없이 옛 생각을 절로 떠오르게 만든다. 버스안내양의 " 오라이~ " 소리가 좀 작아서 아쉽긴 했어도 종이봉지에 담아주는 쥐포, 공중전화기, 택시미터기 등등 새록새록 머리 속의 먼지가 털어내고 반짝이는 뭔가를 다시금 그려볼 수 있게 해준다.

사회인 야구선수로 있다가 프로야구가 출범하고, 단지 팀에 왼손투수가 없다는 이유로 발탁되어 느린 공으로도 꾸준한 모습으로 저렴한 커리어를 쌓아갔던 서민 투수의 인생을 재조명해 줌으로써 관객들에게 마음 속의 슈퍼스타를 떠올려 보게 해준다.

슈퍼스타감사용_20110917_04

출처 : DAUM 영화



우리가 바라봐야 할 슈퍼스타가 언제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는 곳에만 있는 건 아니다.

영화 끝 무렵에 글러브를 때리며 분해하는 감사용의 모습에서 정말 감동 먹었다.

덧붙이기 : 배우 캐스팅은 적절해 보였다. 공유는 멋있게 나오고, 윤진서는 이쁘게 나오고, 이범수는 순수하고 성실하게 나온다. 그런데 어째 연기력들이 좀 뭔가 부족해 보인다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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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유쾌한(?) 한풀이 수다를 100분 동안 감상한 기분이다.

왜 소수가 열광하는 코미디물인지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공감하기 힘들 것 같고, 아마 여자들도 싫어할 만한 요소가 꽤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메시지가 아주 훈훈해서 괜찮게 본 영화.

정말 진상짓하는 무한솔로 여인네의 절박한 몸부림을 코미디로 표현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열심히 살라는 격려를 날려준다.

코미디가 아주 지지리도 궁상맞다. 궁상 코미디도 내 취향 중 하나라 웃으면서 봤지만 그간의 경험을 보자면 많은 이들이 좋아할 스타일은 아니다. 여주인공이 아주 이쁘면 궁상도 로맨틱 코미디로 과대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공효진씨가 미녀 배우는 아닌터라 궁상 코미디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공효진씨가 주연을 맡았기에 이 수다스런 영화가 제 맛을 낼 수 있었다고 본다.


미쓰 홍당무
감독 이경미 (2008 / 한국)
출연 공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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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들이 유난히 귀에 들어왔는데, 어떤 면에서는 아주 유쾌하면서 황당하고, 어떤 면에서는 아주 현실적인 느낌의 말빨들이 섞여 있었다. 게다가 감독의 메시지를 담은 듯한 대사들이 앞뒤에 반복적으로 배치됐고 오프닝에 등장한, 평범해 보이는 대사 한마디가 여운을 남겼다. 찾아보니 각본을 맡은 사람들 중 박찬욱 감독, 이 영화의 감독인 이경미 감독이 들어 있었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전체적으로 수작이긴 하지만,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보다는 여자 감독이 만들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경험해 본 바로는 의외로 비상식적인 상황을 여자 감독들이 더 잘 써먹는 영화들이 많더라. 대부분 중요한 메시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배치해 놓은 것들인데, 여기에 목매고 트집잡는 사람도 꽤 된다. 개인적으로도 트집잡는 정도는 아니지만 효과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양미숙(공효진 분)씨가 피부과 의사와 결혼했으면 싶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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